오름 나들이

시오름 : 제주의 비극 4·3의 격전지였던 숫오름(숲오름)

hognmor 2009. 1. 28. 11:52

                               시오름(숫오름, 수컷오름, 雄岳)

        앞에 보이는 각시바위 오른쪽 뒤로 철탑들이 보이는 사이에 뾰족하게 솟은 오름이 시오름이다.

 

 

2011.1.30. 고근산 북쪽 올래길에서 바라본 눈꽃 핀 시오름 모습

 

  

  이 오름은 서귀포시 서호동 산1번지에 위치하는 표고 757.8m, 비고 118m, 둘레 2,046m, 면적 276,280㎡, 저경 757m의 오름이다. 분화구가 없고 남북으로 다소 긴 등성마루에 봉우리가 오롯한 원추형의 오름으로 시오름이라는 이름은 그 생김새를 보고 붙인 것이라고 한다. 오름의 서쪽은 골짜기를 끼고 급사면을 이루고 있는데, 이 골짜기는 시오름 북쪽에서 발원하여 고근산 서쪽을 돌아서 엉또(엉=절벽,또=입구) 폭포를 거쳐 강정의 아끈내(아끈=작은)로 이어진다. 조면질현무암이 넓게 분포하고 부분적으로 한라산 조면암이 분포한다. 오름 서사면은 비교적 험준한 계곡을 이루는데 용암류의 유동과 차별 침식이 이루어져 주상절리가 발달하였다. 식생은 소나무, 단풍나무, 굴참나무, 서어나무 등 낙엽활엽수림를 이루고 있고, 중간 중간에 소나무와 섞인 혼재림이 나타나며, 정상 못 미친 곳까지 삼나무가 식재되어 50년 이상 된 것들도 있다. 송전 철탑 주변에는 억새나 잡초가 무성하다. 이 오름에서부터 동쪽으로 호근리, 서홍리 지경까지 4·3 이전에는 신호근리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고 그 곳에 살다가 내려온 호근마을 고학년씨 집안에는 당시 거기에 거주했던 주민들에 관한 기록을 간직하고 있다.

  시오름의 유래: <쉬오롬·수오롬(藪岳), 수오롬(雄岳)>에서‘수(藪)’는 '수ㅎ·숩>숲'의 제주도방언 '술' 또는 변음 '쉬'의 훈독자 표기,‘웅(雄)’은 '수·수ㅎ'의 변음 '쉬'의 훈가자 표기. 대부분 분화구가 없는 오름이라는 데서 '수오롬' 또는 '숫오롬, 수컷오롬'이라 하던 것이 '시오롬'으로 변한 것이라 하나,‘수(藪)’의 표기로 볼 때, 숲을 이룬 오름이라는 데서 '수ㅎ오롬'이라 하고, 민간에서 '쉬오롬, 수오롬, 숫오롬'이라 하면서 한자 표기 수악(雄嶽)으로 잘못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시오롬'은 '수ㅎ오롬'의 변음으로 보인다. - 제주도 오름과 마을 이름(오창명, 1998) -

  제2산록도로를 따라 이동하다보면 서귀포신시가지 뒤에 자리잡은 고궁산(고근산)이 정남쪽에 보이는 지점 쯤에서 이 오름으로 진입할 수 있는 북쪽으로 난 비포장도로가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큰 골짜기가 나타나 길이 끊기는데 골짜기를 건너기 전 30여m 지점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게 되면 일제시대에 주민을 동원하여 만들었다는 하찌마끼(8부능선)도로가 나오는데(지금은 이 길을 따라 송전철탑이 세워져 있다) 동서로 난 이 길에서 정상으로 진입하는 길목을 표시해 놓은 곳을 찾아 오르면 된다.

 

4·3의 유적지 시오름 주둔소(출처 : 제주 4·3 연구소)

 

 시오름주둔소는 서귀포시 서호동 고근산과 시오름의 중간쯤 목장 지역 안에 있는 돌로 쌓은 조그만 규모의 성이다. 경찰주둔소로 1950년대 초반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 토벌대가 주둔할 주둔소 25개소가 설치되었고, 이는 지역주민들과 무장대와의 연결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요 길목마다 만들어졌다.

  삼각형 모양의 주둔소는 한 면의 길이 40여m, 전체 둘레 120m 정도이며, 높이는 약 3m, 폭은 1m 정도로 단단하게 쌓아져 있다. 성벽에는 군데군데 총구를 들이 댈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다. 또한 주둔소 안에는 당시 토벌대와 민간인 협조원이 잠을 잤던 숙소터도 큰 규모로 남아 있다. 성담의 흔적은 잘 남아 있으나 소나무와 잡풀로 우거져 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찾아가는 길은 아래 그림과 같이 제2산록도로와 1100도로가 만나는 교차로에서 동쪽으로 5km 정도 가다 제6산록교 다리 바로 옆에서 남쪽으로 300m 남짓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