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 여행기

영원한 사랑의 상징 타지마할

hognmor 2015. 9. 19. 15:37

타지마할의 도시, 아그라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을지라도 영원히 사랑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입니다. 그 아름다운 사랑을 아름다운 건축물로 표현한 곳이 인도에 있습니다. 바로 아그라의 타지마할!

인도의 수도 델리의 남쪽에 자리한 아그라의 자무나 강가에 서면 순백색 대리석의 조화가 아름답다 못해 신비롭기까지 한 타지마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어느 시인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이라는 말도 남겼지요.

타지마할은 ‘마할의 왕관’이라는 뜻으로 인도 최대의 이슬람 제국이었던 무굴 왕조의 5대 술탄 샤 자한이 왕비 뭄타즈 마할을 위해 만든 무덤입니다. 자한은 본래 남다른 예술적 재능을 타고났어요. 특히 건축을 사랑했지요. 타지마할을 비롯해 델리 성, 자마 마스지드라고 불리는 이슬람 사원 등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샤 자한이 진정으로 사랑했던 것은 아름다운 왕비 뭄타즈 마할이었어요. 그는 잠시도 왕비 곁을 떠나지 않았어요. 전국 순회 여행과 심지어 정복 전쟁에까지 그녀와 함께 다녔습니다. 샤 자한과 뭄타즈 마할은 열네 명의 자식을 두었는데, 그녀가 그만 열네 번째 아이를 낳다가 서른아홉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샤 자한의 슬픔은 말할 수 없었지요.

“나도 당신을 따라가겠소!”

정말 샤 자한은 뭄타즈를 따라 죽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는 여러 자식들의 아버지이고, 한 나라의 술탄이기에 차마 그렇게 할 수도 없었지요. 그래서 샤 자한은 사랑했던 왕비 뭄타즈 마할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 슬픔을 달래기 위해 온갖 예술적 정열과 국력을 쏟아 22년 동안 그녀의 무덤 궁전을 지었고, 그것이 바로 타지마할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무덤을 22년에 걸쳐 만들어 놓고 술탄 샤 자한의 슬픔은 좀 달래졌을까요? 그건 아니었어요. 샤 자한은 타지마할이 완성되고 나서 타지마할이 바라다 보이는 언덕에 아그라 성을 다시 지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매일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내내 슬픔에 잠겨 있었어요. 그의 슬픈 사랑은 죽어서 왕비 곁에 나란히 묻히고서야 끝이 났지요.

자, 이런 아름다고 슬픈 사랑 이야기가 담긴 타지마할을 좀 더 가까이에서 살펴봐요.

타지마할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페르시아 건축물의 느낌이 나는 이슬람 양식이에요. 하지만 인도 고유의 아름다움이 더해져서 독특함을 풍깁니다. 타지마할의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남북으로 기다란 분수 정원이 순례객들을 반깁니다. 정원을 지나면 하얀색의 대리석 벽돌로 정교하게 쌓아 올린 가운데의 돔과 네 개의 돔, 역시 네 개의 원형 첨탑(미나레트)이 네 방향으로 솟아 있는 것이 보이지요.

건물 입구의 둥근 모양은 이슬람의 모스크 양식으로, 세계 각지에서 가져온 형형색색의 대리석으로 꾸며져 있답니다. 하얀색 대리석은 인도의 마캄 지방, 흑색 대리석은 남인도, 녹색 대리석은 남아프리카와 러시아에서 각각 가져와서 사용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세계가 한곳에 모인 것이나 다름없지요. 특히 정문과 내부 벽면은 대리석 바탕에 연꽃, 재스민, 장미 꽃 문양에 옥과 루비, 진주, 산호 등의 보석을 박아 화려하고도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높이가 75미터나 되는 타지마할의 내부에는 입구 1층 한가운데에 뭄타즈 마할의 무덤이, 그리고 그 옆에 샤 자한의 무덤이 나란히 남북으로 놓여 있어요. 얼굴을 서쪽 메카 방향으로 향하게 해서 전통적인 이슬람 묘지 구조를 갖추고서 말이에요.

그런데 1층에 있는 이 무덤들은 진짜 무덤이 아니에요. 순례객들을 위한 상징물일 뿐이지요. 그럼 진짜 무덤은 어디에 있을까요? 진짜 무덤은 지하층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모습으로 놓여 있습니다. 타지마할이 세워지던 당시에는 왕족의 묘실에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 풍속이 있었어요. 그래서 순례자들에게 참배의 기회를 주려고 똑같은 형태의 가짜 무덤을 만들어 놓은 것이래요.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위해 기도하는 곳 타지마할, 천하의 황제라도 사랑이 없다면 사람은 행복할 수 없음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