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생태관광마을 호근동
치유와 생태관광마을 호근동
• 호근마을은 예전에 호근머들(磊: 돌무더기)이라고 불리었다. 서당 훈장을 지낸 허은의 호근록(1927)에 따르면 好近마을의 好(좋을호)는 虎(범호)가 바뀐 것으로 원래 범섬에 가깝다는 데서 마을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호근록에는 조선 개국 3년(1394)에 고려 말 정당문학(종2품)을 지낸 조원이란 분이 현 서호새마을금고 인근에 터를 잡아 그 8세손에 이르러 망하니 양천허씨가 장가들어 그 터에 살았다고 쓰고 있어 호근마을의 설촌 시기를 짐작하게 한다. 1707년 3월에 만든 차일장(장례천막)에 참여한 마을(호근, 서호) 주민 51명의 성씨를 보면 金씨 17명, 高씨 8명, 許씨 6명, 吳씨 5명, 玄씩 5명, 康씨 3명, 韓씨 2명, 肖씨와 奴씨, 洪씨, 李씨, 宋씨가 각각 1명으로 나타나 당시의 주민 분포를 짐작하게 한다.
• 호근마을은 서귀포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사이에 있는 중산간 마을이다. 마을 북쪽에는 한라산 줄기가 뻗어 내려와 우뚝 솟은 학수(각시)바위가 마을을 지켜 서 있고, 서쪽에는 고근산이 하늬바람을 막아준다. 마을 동쪽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마르형 분화구인 하논이 있어 벼농사를 짓고, 남쪽으로는 외돌개에서 속골에 이르는 해안 절벽을 따라 올레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올레 7코스가 있다. 해안가와 일주도로 주변에는 시설원예 단지가 펼쳐지고, 마을 주변에는 감귤원이 넓게 형성되어 있다. 마을 북쪽 산림지대에는 호근마을 산림계가 관리하는 분수림과 치유의 숲이 자리 잡고 있는데 분수림에는 미로 숲길이 조성되어 있고, 치유의 숲은 수령 60년 이상의 편백나무와 삼나무, 동백나무 등 다양한 식생으로 이루어진 치유의 공간이 되고 있다.
• 2016년에 치유의 숲이 개장하면서 호근마을에서는 차롱치유밥상을 개발하여 상표등록을 하였고, 마을방문자센터에 도시락 제조 시설을 갖추고, 치유의 숲 방문객들에게 사전예약을 받아 대나무로 엮은 차롱(동고령)에 제주전통의 맛과 멋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치유식을 담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을 어르신들은 차롱을 제작하고, 부녀회원들은 도시락을 만들어 판매하며, 주민들은 숲길힐링해설사로 근무하면서 소득을 올리는 효과를 얻게 되었다.
• 호근마을은 2019년에 환경부와 제주도가 공동으로 공모하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관광마을에 선정되었다. 그간 호근동 생태관광협의체가 만들어지고, 몇 차례에 걸친 생태관광마을 자원 조사와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관광마을 교육이 이루어졌고, 전라남도 문화해설사 회원 20여 명을 초청하여 치유의 숲에서 차롱치유밥상 체험, 각시바위 등반, 호근마을 안길 탐방, 밀감 따기 체험, 돔베낭골과 속골, 하논 답사 등을 통하여 호근마을이 가진 생태관광마을로서의 적합성을 확인하였다. 우선 사업으로 주민들에게 자연환경해설사 교육을 이수하게 하였고, 호근마을 분수림에 조성된 미로숲에 「어린이 숲 체험장」을 마련하고, 마을안길 탐방 코스 5개소에 생태관광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생태관광마을을 가꾸어갈 계획을 세워 실천해나가고 있다.
• 호근마을에는 예전부터 전해오는 [호근이 물먹는 디 원통물에 돗줄레 헤엄쳐올 때 ~ ]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곡을 되살리고 호근마을의 생태환경과 지명, 주민들의 예전 생활 모습, 현존하는 생태관광자원 등을 제주어로 기록하여 후세에게 물려주자는 뜻으로 호근마을 찬가를 다음과 같이 만들어 보급하려고 하고 있다.